11일 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를 보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필자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에게 4대 기업 총수들과 만나 메가 프로젝트를 논의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기업 총수들과 만나 국가의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필요하다. 기업의 투자와 참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당대표 후보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자랑거리가 되어야 하는지는 묻고 싶다.
4대 기업 총수들을 만났다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대표들은 만나봤는가?
중소기업계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들어봤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AI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들어봤는가?
AI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수록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함께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고, 노동시장과 소득, 자산의 양극화도 심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만나야 할 사람은 기업 총수만이 아니다. 기업도 만나야 하지만 노동자도 만나야 하고, 대기업도 만나야 하지만 중소기업도 만나야 한다. 자본의 목소리만큼 노동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기업과 싸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역할은 기업의 성장만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 성장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살피는 데 있다.
그런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4대 기업 총수와 만나봤느냐’가 당대표 후보의 자격을 묻는 중요한 질문으로 등장했다. 이 장면이 참 어이가 없었다.
민주당의 가치와 노선은 무엇인가?
서민과 중산층, 노동자와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인가?
아니면 이제 친기업, 친재벌을 전면에 내세우는 정당으로 가려는 것인가?
당대표 후보들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
민주당의 가치는 무엇이고, 누구를 대변할 것이며, 어떤 방향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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