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시대, 대한민국의 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성장의 방향만 말하지 말고 결과를 말해야 한다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 온 정당이다.
이것은 민주당이 오랜 시간 지켜온 가치이자 정치적 정체성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민주당은 그 초심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는 크게 성장했다. 1인당 GDP는 4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도 높아졌다.하지만 국민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집값은 크게 올랐고 생활비 부담은 커졌다. 열심히 일해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국가의 부는 커졌는데 국민이 체감하는 삶은 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민주당이 다시 질문해야 할 문제가 시작된다.
성장과 분배를 따로 볼 수 없다. 대한민국의 문제를 단순히 성장과 분배의 대립으로 볼 수는 없다.
성장이 있어야 분배할 수 있다. 동시에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성장의 과실이 소비와 투자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성장과 분배는 서로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과실이 사회 전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에는 분명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AI 열풍은 반도체를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기업, 데이터센터 등 관련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AI와 첨단산업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가경제의 명운이 걸린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프로젝트 역시 성공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메가프로젝트 설명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장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장면은 대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당 정부라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져야 한다. 그 엄청난 투자의 과실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반도체와 AI 산업이 성장하고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며 기업의 이익이 늘어난다고 해서 서민과 중산층의 삶도 자동으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첨단산업의 성장이 자본과 기술을 가진 기업과 사람에게 더 많은 부를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좋은 일자리가 특정 산업과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도 있다. 자산을 가진 사람은 산업 성장의 혜택을 더 크게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
성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결과가 문제인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는 ‘성장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하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기업 투자, 산업 경쟁력, 수출, 주가, GDP 등 성장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물론 필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 있다.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려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충분히 들리지 않는다.이것이 지금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면 동시에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범국민 TF’라도 발족했어야 한다.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와 부가 대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소기업과 지역경제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성장에서 소외될 수 있는 노동자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도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
성장의 방향만 이야기하고 성장의 결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무엇이 다른가.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결국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 정치의 역할은 결국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했다면 국민의 삶도 좋아졌는지 살펴야 한다. 성장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 봐야 한다.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적 격차가 줄어들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에서는 양극화 문제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 있다.
언론도 크게 다루지 않고, 여론의 관심도 크지 않다. 정치권이 말하지 않으니 사회적 의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 역시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다.
민주당이 집권한 이유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당이 오랫동안 국민에게 약속해온 것은 무엇이었는가.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지키고, 사회적 격차를 줄이고, 더 많은 국민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기본 가치 아니었나.그런데 지금 민주당의 국정 방향에서는 그런 철학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 투자와 산업 성장, 국가 경쟁력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선심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물론 단순한 현금성 지원만으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기본소득 같은 선심성 지원을 몇 차례 더한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격차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양극화가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
주거와 교육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부의 격차가 다음 세대로 그대로 세습되는 구조도 바꿔야 한다.
이것이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과제다.
성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성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이 더 크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AI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성장인가 하는 것이다.
대기업이 성장하고 주가가 오르고 GDP가 올라가는 것만으로 국민의 삶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과 중산층이 그 성장의 결과를 실제 삶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성장의 과실이 사회 전체로 흘러가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다른 정당과 구별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필요한가
만약 민주당도 기업을 키우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이야기만 한다면 국민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굳이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결국 두 정당 모두 기업을 키우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말하는 정당이 된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필요한가.
이 질문에 민주당 스스로 답해야 한다.
민주당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민주당이 왜 만들어졌고, 누구를 위해 존재해왔는지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줄이는 정당.
성장의 과실이 일부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정당.
그것이 민주당이 오랫동안 국민에게 약속해온 가치이고, 민주당의 초심이다.
민주당, 초심으로 돌아가라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적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내부 싸움도 아니다.
국민에게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보여주는 일이다.
AI 시대 대한민국의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그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국민에게 돌려줄 것인지 답해야 한다.
성장과 분배가 함께 가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집권당이 해야 할 일이고, 민주당이 다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정치다.
기본을 잃어버린 민주당은 민주당이 아니다.
이제 민주당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찐뉴스 심주완의 정치한수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