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국가 현실 인정할 것인가"...시민사회, 한반도 평화체제 해법 놓고 열띤 토론31개 시민사회단체 토론회 개최…양국체제·헌법개정·평화운동 해법 놓고 다양한 의견
민족의 비극, 6·25전쟁 76주년을 맞아 시민사회가 한반도 장기 적대관계 해소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론화에 나섰다.
지난 24일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는 3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남북적대 청산 관련 시민사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남북 2국가 2국호 현실과 상생평화'를 주제로 학계와 시민사회 인사들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며 치열한 토론을 이어갔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상준 경희대 명예교수는 "정전 상태가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며 "양국체제는 통일 포기가 아니라 적대적 분단체제를 넘어서는 현실적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정토론자인 김경민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는 "양국체제가 오히려 단절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며 국가보안법과 헌법상 영토조항 등 적대성을 내포한 제도의 개혁과 다자 평화플랫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에서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북한의 최근 정책 변화를 분석하며 "북한이 통일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정부가 일관된 평화 메시지를 유지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또한 평화통일 관련 헌법 조항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 필요성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성희 자주연합 집행위원장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은 새로운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보다 적대 현실을 표현한 측면이 크다"며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비핵화보다 적대관계 해소가 먼저이며 시민사회의 실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학계와 시민사회, 청년세대가 함께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평화통일의 방식은 하나가 아니라며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평화정책을 소개했다.
20대 청년 참가자와 젊은 연구자들도 토론에 참여해 세대 간 시각을 공유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축적된 논의는 하루 뒤인 25일 광화문에서 열린 27개 시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으로 이어졌다.
◇25일 광화문에서 시민단체들이 한반도 자주평화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우문명TV)
참여 단체들은 "평화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현실적 안보"라고 강조하며 ▲정전협정의 국제보장형 종전·상호불가침 평화체제 전환 협상 공식 제안 ▲평화통일 관련 헌법·법제 정비를 위한 국민숙의공론마당 설치 ▲정부 대응이 늦어질 경우 시민사회 주도의 예비 공론마당 개최 등 3대 특별제안을 발표했다.
송운학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은 "이번 토론회와 기자회견은 일회성 기념행사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추진할 평화 실천의 출발점"이라며 "참여단체들이 향후 공동 로드맵을 마련하고 평화 현장 탐방과 추모행사 등 후속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방향에는 참석자 모두 공감했지만, '남북 2국가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제도개혁과 평화협상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정부 역할과 시민사회 역할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놓고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원론에서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각론에서는 서로 다른 접근법이 제시된 점이 이번 토론회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찐뉴스 박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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