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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주민의 손을 잡은 '수여성병원' 의료진의 하루

한산도 의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2부)

은태라 기자 | 기사입력 2025/11/21 [13:46]

섬 주민의 손을 잡은 '수여성병원' 의료진의 하루

한산도 의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2부)
은태라 기자 | 입력 : 2025/11/21 [13:46]
 
◇ 수여성병원 서봉임 부원장이 대진 받고 영양수액을 맞는 어르신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All사진=이정아)◇


 
경남 통영시 한산도 섬마을 학교 체육관으로 향한다.
아침 햇살이 체육관 차가운 바닥 매트 위로 번져 오를 때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수여성병원' 의료진과 수원농협 직원들도 참여한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진료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방문한 어르신들을 맞이하기 위해 봉사단은 다시금 손을 맞잡았다.
 
 
섬 지역 특성상 병원을 쉽게 찾기 어려운 주민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체육관 문이 열리자마자 줄지어 들어온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기다렸다”는 안도감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한 분이라도 더” 의료진의 손길이 분주하다
 
초음파 검사와 진료가 시작되기 전, 가장 먼저 준비되는 것은 수액과 약품이다.
섬 주민 대부분이 오랜 노동으로 인해 만성 피로·관절질환을 앓고 있어 수액 치료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봉사단 약품 준비 구역과 1단계 처치 구역◇

체육관 전체가 ‘임시 회복실’이다.
체육관 바닥에는 어르신들이 차례대로 누울 수 있도록 매트가 깔렸다. 오전 8시부터 수액이 연결되기 시작했고, 이내 체육관 한쪽은 조용한 ‘회복실’이 되었다.
 
한 어르신은 “여기 한 번 오기 쉽지 않아요. 오늘 꼭 치료받고 가려고 새벽에 나왔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편안하게 누워 계세요” 간호사들은  안정을 취할 수있게 따뜻한 어조로 안내한다.
 
◇수액 속도와 투약량을 조절하는 의료진의 손길.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의료진은 수십 개의 수액 라인을 돌아다니며 속도를 조절했다.
“손이 시렵지 않으세요?”
“누워 계시는 동안 불편한 데는 없으세요?”
 
섬 주민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상태를 확인하는 의료진의 모습은 그 자체로 봉사의 의미를 보여줬다.
 
 
혈압·혈당 검사… “조금만 힘 빼세요”
 
혈압계 앞에는 항상 대기 줄이 있었다.
섬에서는 정기 건강검진이 여의치 않아,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처음 확인하는 섬 주민도 적지 않았다.
 
 
“혈압이 좀 높으신데요, 약 드시는 건 없으세요?” "이 부분은 정기적으로 체크하셔야 해요.”
간단한 검사지만, 어르신들의 생활을 바꿀 중요한 안내도 함께 안내했다.
 
의료진들은 주사 치료를 받는 어르신의 팔을 조심스레 잡아주기도 하며, 생애 처음 정식 치료를 받는 주민도 많아 더욱 세심한 손길을 보였다.
 
 
진료 구역에서는 정진석 원장을 포함한 의료진의 상담이 계속 이어졌다.
주사 치료가 필요한 어르신들은 불편한 기색 없이 팔을 내밀기도 하며 몸을 맡겼다.
 

 ◇수여성병원 정진석 원장◇
 
 “멀리 와줘서 고맙재”… 마음이 오가는 현장
 
“병원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나오는데, 여기선 천천히 들어주니 마음이 편하네요.”
“이만한 의료 서비스를 섬에서 받을 줄 몰랐어예.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예.”
 
어르신들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단체로 받는 진료였지만, 이 풍경은 3년 째 이어져 친숙하기만 하다.
 
◇자매결연 수원ㆍ한산농협과 모두 모여◇
◇의료진ㆍ 자원봉사단◇
 
섬 의료의 현실이 유독 느껴진 하루가 저물었다
이날 진료는 점심시간도 없이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이어졌다. 누군가는 세 번째도 아닌, 이 섬에선 처음으로, 누군가는 오랜만에 정식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
 
 
그리고 의료진은 한 사람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진료표를 들여다보았다.
섬마을 체육관의 문이 닫힐 무렵, 봉사단의 얼굴엔 피곤함과 보람이 동시에 비쳤다.
 
 
취재·재구성 :은태라 기자(자원봉사자 제공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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